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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식품세계로/식품칼럼 +25
전통의 맛 "떡"

떡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음식으로 보통 멥쌀이나 찹쌀 또는 잡곡 등을 물에 불려 찌거나 삶거나 지져서 익힌 음식이다.
 
떡의 어원은 옛말의 동사 ‘찌다’가 명사가 되어 ‘찌기 → 떼기 → 떠기 → 떡’으로 변화된 것으로, 본디는 ‘찐 것’이란 뜻이다.
 
우리 민족이 농경을 시작하여 처음에 죽을 끓이고, 그 다음단계에서 시루에 쪄서 익힌 곡물을 만들던 시대부터 떡이 유래되었다고 추정된다. 1~2세기경 김해·웅천 등에서 시루가 출토되고 고구려의 안악 3호 고분벽화에는 시루에 무엇인가 찌고 있는 모습이 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신라 유리왕 원년에 왕자인 유리(儒理)와 탈해(脫解)의 왕위계승과 관련된 기록이 있는데, ‘탈해가 유리에게 왕위는 용렬한 사람이 감당할 바 못되며, 듣건데 성스럽고 지혜로운 사람은 이(齒)가 많다고 하니 시험을 하여 결정하고자 하여, 두 사람이 떡을 깨물어 본 결과 유리의 치아 수가 더 많아 왕위에 올랐다.’고 하였다.
 
 
당시의 떡이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지 밝혀진 것이 없으나 깨물어서 잇자국이 선명하게 날정도의 떡이라면 흰떡이나 인절미, 절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제향을 모실 때의 차림음식이 기록되어 있는데, ‘조정의 뜻을 받들어 세시마다 술, 감주, 떡, 밤, 차, 과실 등 여러 가지를 갖추어 제사를 지냈다.’고 하였다.
 
이러한 사실들로 미루어 떡은 당시에 제사음식으로도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떡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생활에 밀착되어 온 뿌리 깊은 전통음식이고, 우리조상에게 좋은 별식이었다. 이를 반영하듯이 ‘밥 위에 떡’,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떡 본 며느리 같다.’, ‘떡 본 김에 제사를 지낸다.’ 등 떡과 관련된 재미있는 우리 속담이 많다.
 
떡의 종류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시루에 찐 떡, 찐 다음 떡판이나 절구를 이용하여 친 떡, 기름에 지져서 완성한 지진 떡, 찰가루 반죽을 삶아 건져 낸 삶은 떡 등 크게 네 종류로 나눈다.
 
찌는 떡은 다른 말로 시루떡이라고도 하는데, 멥쌀이나 찹쌀을 물에 담갔다가 가루로 만들어 시루에 안친 뒤 김을 올려 익히며, 찌는 방법에 따라 다시 설기떡과 켜떡으로 구분한다.
 
설기떡은 찌는 떡의 가장 기본으로, 멥쌀가루에 물을 내려서 한 덩어리가 되게 찌는 떡이고, 켜떡은 멥쌀이나 찹쌀가루를 시루에 고물로 얹어가며 켜켜로 안쳐 찐떡이다. 예부터 한국인들은 집안에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시루떡을 이웃에게 돌렸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게 웬 떡이냐’ 하는 의문형 감탄사에 떡을 가져간 사람의 ‘돌떡이다’, ‘고사떡이다’라는 대답에 돌떡을 먹는 사람은 “아니 그 녀석이 벌써 그렇게 컸어!”라고 말하고, 고사떡을 먹을 때에는 “누가 편찮으신가”라는 이야기들이 오간다.
 
 
이어령 교수는 그의 저서 『디지로그』에서 우리네 사람들의 시루떡 돌림을 한집 한집 떡을 돌리며 이웃간 정보를 수집하고 정을 나눈다 하여, ‘시루떡 정보’라고도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흰 눈과 같은 하얀 백설기는 흰색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과 잘 어울리는 떡으로 순수함과 신성함을 상징해 경건한 제사가 있거나 아기의 백일, 돌 등 아주 특별한 날에 만들어 먹었다.
 
그 외에 치는 떡은 흰떡, 절편, 개피떡, 인절미, 단자류 등이 있고, 지지는 떡은 전병, 화전, 주악, 부꾸미 등이, 삶는 떡은 견단류와 단자류, 잡과병류 등이 있다.
 
떡은 우리의 식생활을 비롯하여 풍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식생활에 있어서는 제철에 나는 식품 재료로 그때에 맞게 조리해 먹음으로써 건강을 도모하는 한편, 명절을 중심으로 세시풍속 행사에 빈부차이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빠짐없이 만들어 먹었던 떡이었다.
 
정월 초하루에는 흰떡을 만들어 떡국을 끓여서 차례상에 올리고, 온가족이 함께 한 그릇씩 먹는 것으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여겼으며, 정월대보름날에는 찹쌀을 쪄서 밤 ․ 대추, 설탕을 섞고 참기름과 진간장을 쳐서 버무린 뒤 오랜시간 쪄낸 약식을 절식으로 즐겼다. 음력 2월 초하룻날에는 송편을 쪄서 종들 나이수대로 나누어 주며, 농사일이 시작되는 절기에 노비들을 격려하기도 하였다.
 
삼짇날에는 찹쌀가루 반죽에 진달래꽃잎을 얹어 번철에 지져 꿀을 발라먹는 화전을 비롯하여 어린쑥을 넣어 만든 절편과 쑥단자는 봄의 대표적인 절식의 하나였다.
 
석가탄신일인 4월 초파일에는 느티떡과 장미화전을, 음력 5월 5일에는 수리취떡과 복숭아나 살구 등 과일즙으로 반죽하여 찹쌀 경단을 만들고 삶아서 잣가루를 입힌 도행병은 단오 절식이라 하여 모두가 이를 즐겼다.
 
유월 유두절에는 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킨 후 찐 증편을 먹었고,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날에는 백설기를, ‘양수(陽數)가 겹친다’하여 명절로 삼았던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는 국화전을 10월 상달의 마지막날에는 집집마다 시루떡을 만들어 고사를 지냈다.
 
 
 
떡의 종류가 이처럼 다양할 수 있는 것은 그 주재료가 쌀이기 때문이다. 곧 주재료인 쌀이 다른 재료와 맛이나 색, 모양면에서 그만큼 잘어울린다는 얘기다. 쌀은 아무리 먹어도 싫증나지 않는 맛과 성질을 지니고 있어 쑥이나 무, 콩 등 무엇을 넣든 그 맛이나 모양, 색이 그대로 전달된다.
 
그래서 쌀에서 부족한 단백질이나 지방, 비타민을 보충하여 얼마든지 영양가 높은 건강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떡은 색상과 형태의 아름다움에 있어서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쑥·모시풀·송기·치자·오미자·감 등 자연에서 채취한 각종 재료를 이용하여 만들어낸 떡의 여러 가지 신비한 색깔과 갖가지 자연의 모양을 본따서 빚어 만들고 찍어 낸 떡은 조형미에 대한 조상들의 높은 안목을 가늠케 한다.
 
요즘에는 떡을 손수 빚거나 해먹는 가정은 찾아보기 힘들어 지고 있으나, 다행히 최근에는 우리 고유의 전통식품에 대한 관심이 점점 증가되고 웰빙 음식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면서 국가 및 식품기업들이 너도나도 다양한 떡 개발에 힘쓰고 있다.
 
우리네 먹거리인 전통 떡에도 알록달록 색깔을 다양화한 새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 것에 익숙치않은 신세대나 외국인들을 위해 전통의 맛은 살리고 현대적인 감각에 맞는 떡을 선보이며 오색송편과 홍차를 넣은 홍차송편, 녹차송편 등 이색 송편도 봇물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어 전통음식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기쁜 일이 아닐 수 있다.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간식이자 밥의 대용식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떡이 세계 곳곳에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윤숙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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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죽

『임원경제십육지(林園十六志)』에『粥記(죽기)』를 인용하여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죽 한 사발을 먹으면 배가 비어 있고 위가 허한데 곡기가 일어나서 보의 효과가 사소(些少)한 것이 아니다. 또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워서 위장에 좋다"고 쓰여 있다. 불교에서도 역시 죽반(粥飯)이라 하여 아침에는 죽, 낮에는 밥을 먹는 것이 오랜 관습으로 되어 있어 오랫동안 아침 대용식으로 죽을 먹어왔음을 알 수 있다.
 
죽은 곡식에 물을 많이 붓고 오래 쑤어서 곡식의 알이 연하게 퍼지고 녹말이 충분히 호화되어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무르게 익은 유동 음식의 총칭이다.
 
우리 선인들의 고운 심성이 반영된 음식인 죽은 재료에 따라 크게 흰죽, 두태죽, 장국죽, 어패류죽, 비단죽 등으로 나누며, 농경 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죽류가 밥류 보다 앞선 조리법으로 매우 다양하게 발달되어 왔다.
 
 

순조때의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십육지(林園十六志)』에는

죽십리(粥十利)가 있다. 죽이 몸에 좋은 점을 10가지 기술한 것으로,
이와 같이 죽의 효능을 말하고 있다.

 
첫째, 죽은 혈색을 돕고
둘째, 기운을 돕고
셋째, 수명을 늘리고
넷째, 안락하게 하고
다섯째, 말을 잘하게 하고
여섯째, 풍증을 없애고
일곱째, 음식을 잘 내리게 하고
여덟번째, 말소리가 맑고
아홉번째, 주림을 제하고
열번째, 갈증을 없앤다는 것이다.
 
 
죽의 최초 형태로 묽은 상태의 죽이 발달되었고, 농경문화가 싹틈에 따라 인류는 곡물과 토기를 갖게 되고 토기에다 물과 함께 곡물을 넣어 끓였을 것이니 이것이 죽의 기원이라 할 수 있고, 쌀 생산의 증가와 더불어 된죽 또는 진밥으로 변화·발전했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그 후 죽에 여러 가지 식재료를 넣어 죽을 끓이는 법이 발전하였는데, 상류층에서는 고급 식재료인 육류·어패류·우유 등을 섞어 끓이는 고급 죽류와 영양식·환자식·보양식의 형태로 발달하였고, 가난한 살림에서는 여럿이 나누어 먹기 위해  싸래기(쌀을 빻은 형태) ․ 시래기·산나물 등을 섞어 쑤어 구황음식·연명음식의 형태로 발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곡류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다양하게 조리되므로 조선시대 문헌에 등장하는 죽 종류는 무려 170여종에 이른다.

 『임원경제십육지』에는 떨어진 매화꽃잎을 눈 녹인 물에 삶아 흰죽에 넣고 끓이는 매죽(梅粥)의 기록이 있다. 이 죽은 매화의 청고한 향취를 즐기는 풍류성죽이라 할 수 있으며, 질병을 예방하기위한 고급죽으로 궁중에서는 타락죽(駝酪粥)을 임금님의 평소의 점심으로 했다는 기록도 있다. 오늘날에는 우유를 음료수처럼 마시지만 불과 30년 전만 해도 우유는 귀한 음식이었다. 타락(駝酪)이란 우유를 가르키는 옛말로 쌀을 곱게 갈아서 물 대신에 우유를 넣어 끓인 무리죽이다. 궁중에서는 시월 초하루부터 정월에 이르기까지 내의원에서 암소의 젖을 짜서 만든 타락죽을 진상하였는데 타락죽은 소주방에서 끓이지 않고 내의원에서 쑤어서 보양음식으로 임금께 올렸다.

최근에는 패스트푸드, 기름진 음식, 가공품 등의 섭취로 각종 성인병이 발병되면서 많은 이들이 소화가 잘되어 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죽을 대용주식으로 선택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부재료 첨가로 영양가를 높이고 재료 처리와 조리방법을 다양화 한 고급화된 죽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죽은 고급스러우면서도 맛있고 건강식인 종류들이 많은데 "검은참깨죽"은 검은참깨와 불린쌀을 넣어 만든 죽으로 누구나 즐겨 찾는다. 검은참깨는 한약명으로 흑지마(黑脂痲)라고도 하는데,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가뿐해지고 늙지 않으며 배고프거나 목이 마르지 않으며 오래 산다고 한다. 또한 참깨가 아들보다 부모에게 효도를 더 잘한다 하여 효마자(孝痲子)라고 부르기도 했다는데, 그래서 깨죽에는 삼거지덕(三去之德)이 있다고 한다. 깨죽을 상식하면 늙어서 풍이 없는 것이 첫 번째이고, 흰머리가 검어지는 것이 두 번째이며, 급기야 근심까지 없애주는 것이 세 번째라고 한다.
 
또한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음식인 삼계탕과 같은 '인삼닭죽'은 부드러운 닭살과 인삼을 첨가하는데 폐의 기능을 강화, 원기를 보강시켜 불면증과 저혈압에 효과적이다. 찹쌀은 가슴이 시원하고 위를 보하며 진액을 생기게 하여 마음을 상쾌하게 하며 보하는 힘이 적지 않다.
 
최근 건강에 좋다하여 각광을 받고 있는 '전복죽'은 궁중에서도 임금님이 즐겨 드셨다고 한다. 전복은 바위에 붙어서 갈색 조류를 먹이로 하기 때문에 전복의 내장은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해조류의 독특한 향이 나고 맛도 특별하다. 전복은 시신경의 피로에 뛰어난 효능이 있으며 아르기닌(Arginine)이라는 아미노산이 타 식품에 비해 월등히 많아 자양강장과 황달에 좋고 소변을 잘나오게 하므로 방광염에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성을 지닌 전복을 부드럽게 죽을 쑤어 먹으면 보양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숙취제거, 영양이 불균형되기 쉬운 회사원·수험생들의 식사로 권장 할 만한 '콩나물죽'은 재료를 쉽게 구할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재료로 쓰이는 콩나물은 한약재명으로 대두황권(大豆黃卷)이라 불리는데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무릎이 아프고 위속에 몰린 적취를 없앤다. 콩의 의약적 가치는 콩기름, 대두단백질만이 아니라 콩의 싹인 바로 이 콩나물에 그 비중이 더 있는 것이다. 또한 습열을 제거 하는 작용이 있어 음주 습열로 인한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우리 현대인들은 가지각색의 다양한 음식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음식 들 중 진정 건강을 위한 것은 몇 가지나 될까? 서구의 조리법이 도입되면서 우리는 옛 조상들의 훌륭한 조리법을 이용한 음식을 멀리해 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어떤 음식이 건강에 좋은지 알아가고 있다. 신세대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와 의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높아지고 우리나라 전통음식의 우수성이 세계로 알려 지면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죽 또한 보양식·병인식·노인식이라는 인식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종류의 죽 개발로 언제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대중식으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으며 그 발전은 계속되어질 것이다.

(윤숙자 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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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잘 마무리 하고 또다시 시작되는 일 년의 시작하는 달인 정월은 한해가 열리는 달이고 정월의 첫날인 설은 새로 시작하는 해에 대한 기대와 소망으로 시작되는 날이다.
 
설은 다른 말로 설은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 신일(愼日)이라고도 하는데, 설의 참 뜻은 확실하지 않으나 ‘삼가하다’ ‘설다’ ‘선다’ 등으로 해석한다.
 
이는 묵은해에서 분리되어 새해로 가는 과정으로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간다는 뜻을 내재하고 있어, 새로운 한해동안 바른 정신과 몸가짐으로 악귀를 물리치고 복(福)이 오는 것을 기대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 각 가정에서는 아침 일찍 조상에게 차례(茶禮)를 올리는 차례상과 세배 손님 대접을 위해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는데, 이들 음식을 통틀어 세찬(歲饌)이라 한다. 세찬을 준비하고 차례를 지내고, 세배 손님을 맞이하는 일 등으로 새해 첫날은 집집마다 무척 분주하다. 
 
 
설날 준비하는 다양한 세찬 음식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떡국이다.
 
조선 순조 때 홍석모가 지은 풍속서 <동국세시기>에 “찐 멥쌀가루를 안반 위에 놓고 떡메로 쳐서 길게 만든 떡을 백병(白餠·흰떡)이라 하였고, 이를 엽전같이 썰어 장국에 넣고 쇠고기나 꿩고기를 곁들여 끓이면 떡국이라 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세찬(歲饌)에는 제사나 손님 대접에 쓰는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이다.”라고 표현한 것처럼 떡국은 임금에서부터 서민들까지 모두 먹어왔던 음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옛날의 떡국은 요즈음에 끓여 먹는 떡국과는 쌀의 종류, 떡 써는 모양, 육수 내는 법이 달랐는데 떡국용 떡의 재료로서 멥쌀과 찹쌀을 사용하여, 멥쌀과 찹쌀의 비율을 4:1의 비율로 섞어 가래떡을 만들어 매끈거리는 것을 더해주고 또 먹었을 때 약간 찰지게 했다. 또 국물도 사골이나 양지머리가 아닌 닭, 꿩고기, 쇠고기로 육수를 우려내 사용했다. 가래떡 썬 모양도 요즘과 같이 어슷하지 않고 수저로 뜨기 편하도록 동전처럼 동글게 썰었다.
 
세찬상에 올린 떡국을 언제부터 먹었는지 흰떡의 역사를 문헌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벼농사를 짓고 시루와 돌확을 사용했던 때가 기원전 4~5세기경으로 밝혀져 있으므로 이때부터 흰떡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은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이를 물을 때 ‘몇 살이냐’라고 묻기 전에 ‘떡국을 몇 그릇 먹었느냐’라고 묻기도 한다. 시루에 찐 떡을 길게 늘여 뽑는데 이는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고, 가래떡을 둥글게 써는 이유는 둥근 모양이 마치 옛날 화폐인 엽전의 모양과 같아서 새해에 재화가 풍족하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
 
 
세찬상은 떡국을 비롯하여 만둣국, 각색전, 빈대떡, 편육, 족편 누름적, 떡찜, 떡볶이, 육회, 잡채, 전복초, 절편, 약식, 다식, 정과, 강정, 숙실과, 수정과, 식혜, 동치미, 장김치 등이 올라간다.
 
<한국음식대관>에 보면 궁중의 설날모습에 대해 설명했는데, ‘새해 초하루에는 사대부가 부인들과 아이들이 궁에 넘쳤는데, 문무백관의 가솔들이 임금에게 새해 문안인사를 여쭙기 위해 궁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며, 왕과 왕비는 아침에 정월 차례를 지낸 뒤 인사를 받느라 종일 서있다시피 했다’는 글을 통해 차례를 지낸 후 궁을 찾은 손님들과 같이 새해절식(節食)을 나누어 먹었음을 알 수가 있다.
 
이때 떡국 대신 궁중에서는 둥근 것을 반만 접어서 주름을 내지 않고 반달모양으로 빚어 병시(餠匙)’라 부르는 만둣국을 기본으로 한 상차림이었다는 기록도 있으며 이밖에도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해 놓아 세배 오는 손님에게 손쉽게 접대를 할 수 있었다 한다.
 
 
정성들여 준비한 세찬상은 조상께 먼저 올리기에 갖은 떡과 미리 만들어 놓은 조과류로 산자, 엿강정, 엿, 밤초 대추초, 다식, 평소에는 잘 해먹을 수 없는 각색 전유어, 누름적, 갈비찜, 산적 등 조상께 올릴 음식은 정성스럽게 고여 담고 준비한 조과, 과일, 흰 떡국을 가지고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께 순서로 세배를 드리고 덕담을 듣는다. 그중 정월에 즐겨 먹던 음식에 전복초나 족편은 재료도 귀했지만 만들기도 어려워 당시에 궁중이나 상류층이 아니면 맛을 보기가 힘든 요리들이었으며, 요즘에도 흔히 만들어 먹을 수 없는 귀한 음식이다.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면 전복초는 전복을 통째로 장물에 조려 쇠고기와 함께 먹는 음식으로 소금과 찬물에 헹군 전복을 흠집없이 떼어 내 주름 잡듯 칼집을 넣는다. 얇게 저며 두들긴 쇠고기와 함께 양지육수에 꿀과 간장 등으로 맛을 낸 장물로 졸여 살짝 조려 준 후, 은행과 잣가루를 살짝 얹어 먹으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다.
 
또한 당시 민가에서도 즐겨 먹었다는 족편은 만들기가 어려워 쉽게 접하기 힘들지만 “쇠족에 든 단백질인 콜라겐 때문에 묵처럼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족편은 단백질과 지방이 많은 보양음식으로 노인이나 아이에게도 안성맞춤이며, 겨울철 밖에서 살짝 얼렸다가 먹으면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훌륭한 음식이다. 족편 만드는 방법을 보면 깨끗이 씻은 쇠족을 물에 담가 피를 뺀 다음 뼈의 골수가 다 녹아 구멍이 뚫릴 때까지 고아 통후추 생강 마늘을 넣어 누린내를 없애고 뼈를 추려 내 버린 뒤 따로 삶은 사태를 함께 넣어 걸쭉하게 끊인다. 약간 식혔다가 석이버섯 달걀지단을 얹어 굳힌 후 썰어 그릇에 담으면 된다.
 
이처럼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좋은 음식을 기대와 소망으로 시작되는 정월세찬상에 올리는 이유는 우리 민족에게 ‘나눔의 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가오는 2008년에는 주변을 둘러보고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눠 보시길 권해본다.
 


(윤숙자 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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